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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내 집을 내 손으로 짓다_Baugemeinschaft투자 2021. 5. 15. 04:27
투자의 끝판왕은 내 집 짓기라고 생각해왔는데, 올해 2021년 본격적으로 투자 공부를 시작하고 주식투자조차 시작하기도 전에 내 집을 짓게 된 상황을 정리해서 공유하려고 한다. (심지어 나는 독일에 정착한 지 3년 조금 넘었다)
독일에서 이웃과 어울려 살며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싶으신 분들께 좋은 정보가 되길 바라며, 이번글에서는 왜 내 집 마련을 선택하게 되었는지와 Baugemeinschaft (내 집 마련 공동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1.나의 독일생활 이야기
/처음 정착
나는 2018년 초에 독일로 이주해 와 첫해에는 독일어를 배우는데 전부 할애했다.
한국에서 괴테 A1를 독학으로 공부해서 어학능력시험을 치렀다. (개인교사와 함께 한주에 1시간씩 기초 수업을 받았다. 당시 독일어 학원은 수강생도 많고 위치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개인 수업을 선택했으며 한 시간에 4-5만 원 정도 지불했다.) 별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시험 보는 모두가 벌벌 떨었는지.. A1를 다행히 좋은 성적에 취득할 수 있었고, 독일에서는 A2부터 인텐시브 코스를 수강했다. 이후, 정규수업은 B2까지만 들었는데 무슨 한국인의 정신을 보여주겠다며 2018년 12월에 Telc C1 시험을 등록했다. C1 Abendkurs와 말하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인터넷 언어교환 사이트(Verbring)를 이용했다. (Verbling의 장점은 내가 선생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인데, 단점은 그 선생이 가르침에 책임감이 없을 수 있는 리스크가 있었다.)
결과는 당연 불합격.
일년안에 C1의 유창함을 절대로 습득할 수 없었다. B2부터는 초반과 다르게 늘지 않는 독일어의 자신감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독일의 기나긴 겨울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리고 나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 우울증이라는 것을 경험한다.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사람의 기분에 대한 기본 세팅값이 0 이라면 기분 좋을 때는 5도 되고 7도 되는데,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뭐 -3, -7. 그런데 우울증이 오면 -100으로 떨어진다. 정말 저 우물 깊이 처박히는 기분이 든다. 이때 나는 여름에 왜 그렇게 유럽 사람들이 벗고 벌판에 드러누워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들은 날씨만 좋으면 그냥 죄다 밖으로 나온다
그래서, 밝은 집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나마 지금 살고 있는집은 테라스가 두 개에 남동향이라 햇빛이 집안에 오래 머무는 편이다. 날씨 좋을 땐,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햇빛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오래된 집이라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많고, 문제는 집주인이 수리하는걸 너무 꺼린다는 데에 있다. (벽지나 바닥재, 주방싱크 교체 등등)
위치적으로도 시내 중심부에 있지만, 너무 한가운데도 아니라 여름이면 비교적 선선하고 우반도 주변에 없어 소음이 적다. 아침마다 정글 같은 새소리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독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소음문제가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경우, 시내(다운타운)에 있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주변에 거주를 많이 하고 다른 이웃들은 대체로 조용하고 손님이 와도 저녁엔 조용한 편인데 다락에 사는 윗집 이웃이 문제이다. 그들은 일종의 WG형태로 이혼남과 싱글 남 2명 총 남자 3명이 거주하며 이들이 저녁마다 파티 및 술판을 벌인다. 초반에는 경찰에 신고도 하고 올라가서 따지기도 했다. 그렇게 그들의 소음과 여전히 싸우고 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세계적인 팬더미로 인한 집합 금지 등으로 2020년과 2021년 올해는 그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나도 일찍 자버리니, 밤에 무슨 일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가끔 새벽에 위에서 나는 소음 때문에 깰 때면 울화가 치민다.
그래서 이사하게 될 집은(Wohnung) 절대적으로 꼭대기 층이어야 한다. 아니면, 주택을(Haus) 가자.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시, 독일 정착 이야기에 대해서 2018년도 이후로 돌아가보자. 요약하자면,
첫해는 독일어,
둘째 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취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깊은 우울감 속에서도 실낱 같은 희망으로 독일어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일사람들과 섞여 일을 하면서 책에 있는 언어가 아닌 실제 살아있는 언어를 배울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하며 원래의 커리어와 다른 분야에 지원했다. 7군데 지원했고 전부 Leider-Email을 받았다. 그럼 마지막으로. 내가 한국에서 10년 넘게 해 온 일이 있으니까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차일피일 미루던 중 그냥 아무 데나 원서를 한 군데에 넣었고, 워킹데이 3일 만에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역시 칼 뉴포트의 말이 맞다. 10년 동안의 내 경력은 나를 어디에서도 꿇리지 않는 전문가로 만들어주었다. 그때의 기쁨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 특별히 우리 부부는 푸드코트에 초밥을 먹으러 갔다.
3 Zimmer Wohnung (거실 별도), 바닥난방, 새집, 옥탑층
집은 임모빌리안 사이트와 은행 앞에 공고된 것을 보면서 대략의 금액적인 부분을 알아보았다. 현재 살고 있는집은 66m2 에 저렴한 가격인 750유로, 비슷한 규모의 임모빌리안 월세는 1000유로가 넘어갔다. (우리가 집을 구한 스토리도 아주 특이하다. 참고로 에어비엔비를 통해 얻게 되었다.) 비교적 모던하지만, 옛날 집이라 겨울이면 오지게 춥다. 벽에서 어찌나 외풍이 드는지 우리는 그냥 난방을 하지 않게 되었다. 겨울만 되면 한국의 온돌이 그리워졌다.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하는 집의 경우 오래된 집도 최소 5,000유로/m2 이었다. 새로 지은 집은 적어도 6,200 유로를 넘어가고, 추가로 7-10프로 세금 등등을 지불해야 했다. (지금은 7프로로 조정된 것 같다) 최소 385,000유로-530,000 유로면 양호했다. 하지만 이 모두 우리가 원하는 방 3개의 집이 아니라 원룸 혹은 방 2개에 그쳤다. 그리고 더 이상 오래된 집은 대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도 알 수 없어 고려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하지만, 바닥난방이 되는 집들은 우리의 예산을 훨씬 넘었다.
그러다 한국의 주택청약 같은 시스템이 독일에도 있게 됨을 알게 되고, 나의 집중력을 최대치로 발휘하여 미친 듯이 찾았다. 이에 대한 한국 블로거들의 글도 (내 검색어 찾는 능력의 부족함때문인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한 경험들도 없었다.
@픽사베이 /독일의 주택청약?
처음엔 저소득, 혹은 중소득자 지원주택이었다.
슈투트가르트_Wohnen 사이트 내 정보
당시 부부 중 한 명이 대학원에 있는 터라 소득이 적어 저소득 지원도 가능했지만, 추후를 고려해 중소득 지원 주택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 과정도 굉장히 지난했다. 신청서와 그동안의 소득서류를 모아 제출하고, 시로부터 확인 서한을 받아야 한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이 확인서를 가지고 지어지는 건설 프로젝트 담당 회사들에 메일을 보내야 한다.
“내가 지원할 수 있는 방이 있냐”며.
몇 군데에서는 없다고 연락이 왔지만, 몇군데에서는 아직도 답이 오지 않고 있다. 도대체 왜?
예술가로 활동하거나 소득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혹은, 오랜 기간 학업을 하는 학생일 경우 이 제도가 효용성이 있을 것 같다. 물론 예술가도 돈을 못 버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소득이 적은 가구에게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인 가구든 상관없다. 단, 소득이 기준 범위 안에 머물러야 한다.
두 번째로, Baugemeinschaft라는 곳을 알아보게 된다.
이미 이에 대해서 많이 들어왔지만 독일어라는 장벽에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능할까 걱정되어 쉽게 지원하지 못했다. 이보다 차라리 시에 신청해서 확인서 받고 그냥 그걸 접수하면 되는 위의 시스템이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제도에 대해 너무 좋은 평가들을 보아 기대가 많이 되었다. 2019년은 그냥 기웃거렸다면 2020년 초에는 중소득자 지원주택을 신청하여 확인서를 받고, 아예 포기하다 올해 초에 진짜 투자는 “집”이라는 결론으로 본격적으로 알아보게 되었다.
2. Baugemeinschaft란?
Baugemeinschaft
이른바, 내 집 마련 협동조합이다.
슈투트가르트 시 홈페이지 내의 정보
https://www.stuttgart.de/baugemeinschaften
Baugruppe라고도 불려지는 이 주택조합은 집을 혼자 짓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건물을 기초 설계부터 각 세대가 참여하여 내가 원하는 집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전체적인 큰 틀은 각 Baugruppe의 철학에 따라 만들어지는데, 대체로 친환경 중심의 패시브하우스를 목표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건축 설계는 이웃 간의 소통에 대한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협업공간을 만든다거나, 게스트룸 등 함께 사용하는 공간들에 대한 의견을 내고 참여하는 데에 있어 일반적인 Baugruppe(신축 모임)와는 성격을 달리 하기 때문에, Baugemeinschaft(신축 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여기에는 일반 건축그룹과 시에서 저렴하게 지원해주는 건축 프로젝트 등 다양하게 그 종류가 분류된다.
그리고, 시에서 대지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경우는 10년은 거주해야 그 이후부터 집을 판매 시 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
3. 어디에서 찾았는지
내가 있는 곳 슈투트가르트에서는
Kontaktbörse Baugemeinschaften
를 통해 각 그룹들을 연결해주고 있다.
https://service.stuttgart.de/lhs-services/baugemeinschaften/
4. 과정
각 도시마다 관련 사이트가 있을 것이다.
구글에 “Baugemeinschaft 도시 이름”으로 검색하면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뮌헨을 한번 검색해보았다! 슈투트가르트는,
우선 이 사이트에 Anmelden을 하고,
Suche Starten을 눌러 시작해보자.
여러 프로젝트들을 볼수 있는데, 좌측의 필터를 이용해서 정렬해 볼수 있다.
더러 개인적으로 집을 짓고 싶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같이 지을 사람을 모집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기 때문에, 원하는 목적에 맞는 키워드로 정렬하는 것도 시간을 아낄 수 있다. 혹은 그 글들을 보며 소개는 어떻게 하는지 등등 참고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여기에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 오랜 시간 동안 지켜보았다.
정렬이 되었으면,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보고 Kontakt를 해본다.
내용은 어렵지 않다. 간단하게 자기소개하는 정도 (가족 구성원은 몇 명이고, 몇 개 방의 집을 원하고, nette Baugemeinschaft를 찾고 있다 등)로 보내면 입력한 이메일로 답변이 온다.
나는 이곳에서 5-6군데 정도 지원을 했다.
올해 2021년 3월 중순부터 시작한 이 과정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야 이 글을 쓰는 이유?
우리는 이 그룹들 중 한 곳에 승인이 되었고, 그 과정을 공유하기 위해서 이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 부부가 한 그룹에 받아들여지기 까지의 과정을 기록할 것이며, 동일 글 내에서 계속 업데이트하며 이어나갈 것이다. 집이 지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담으면 좋을 것 같지만, 내용의 길이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독일의 모든 한국인이 안전하고 좋은 자신의 집을 찾고, 그것이 향후 긍정적인 투자처가 되기를 바란다.
최종 결정 > 바우그룹 탈퇴
탈퇴 사유 >
1. 완공까지 기간이 오래걸린다는 점 (이미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건축허가를 받지 못했다.)
2. 공동체 내에 상가시설을 함께 구입해야 한다는 점 (은행대출받기가 어려움)
3. 현금 보유가 일반적으로 전체 구매금액의 15%이상은 보유해야 하는데 10% 에 미쳤던것.
4. 최종결정에 운영비와 함께 건축가 디자인 비용 등 (약 7만유로)을 줘야하는데, 비용을 초기에 다 주고 나면, 남는 현금이 부족하고 만일 프로젝트가 계속 미뤄져 공동체를 나가야 하는 일이 생길경우 다음 입주민으로부터 비용을 받는기간을 예정할수 없었음. 19.01.2023'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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